유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사서삼경의 4서는 논어, 맹자, 대학, 주역이다. 그리고 주역책을 열어보면 첫 머리에 '이 책은 점을 치는 책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인류문화에 있어 가장 윤리적이고,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성리학에서 왜 점을 치는 책인 주역을 4대 경전에 넣어서 관리를 채용할 때 시험을 보았는가?
고대 동양에 있어서 '점'은 과학의 다른 말이었다. 점을 치는 이유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이며, 과학의 목적 또한 법칙을 통하여 미래를 예측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100M를 달릴 때 의식하지 않더라도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빨라져서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함으로써 상황에 적응을 한다. 이는 무의식과 자율신경계가 알아서 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난관에 부딪쳐서 의식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고민을 할 때 무의식 또한 같이 고민을 하며 상황을 평가하고 거기에 맞게 몸과 마음을 컨트롤하여 준비를 시킨다. 주역에서는 무의식이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64괘를 통하여 알고자 했다. 괘는 음(- -)과 양(ㅡ)의 에너지 조합으로 되어 있어 향후 어떻게 변화할 지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고대 선조들은 현 상황을 64괘라는 에너지 장의 형태로 표기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하려고 점을 쳤다.
결국 점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메시지를 드러나게 하여 그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무의식의 메시지를 해석하는 대표적인 방식이 현대 정신분석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꿈의 해석'이다. 의식의 전달수단이 언어라면 무의식의 전달수단은 꿈과 상징 그리고 이미지 등이다. 타로는 상징과 이미지로 구성된 78장의 카드로 되어 있다. 내담자가 마음을 정화하고 카드를 뽑으면 그 카드의 상징과 이미지를 통하여 그 사람의 무의식적 메시지를 해석한다. 이는 정신분석학에서 꿈을 해석하는 기술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리고 무의식을 해석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고대부터 지혜롭고 박식한 마스터들이 수행하였다. 타로를 통하여 상담사로서 내담자의 무의식의 내면에 들어가는 지혜를 발휘해봄이 어떨까?
2018. 3. 27 심온사회적협동조합 권일진